4기 월드프렌즈 청년 중기봉사단 키르키즈스탄 11월 소식,
키썸 팀 "봉사활동"편
안녕하세요! 키르와 썸타다, 키썸팀 홍보단원 이찬입니다.
저희 키썸팀은 키르기즈스탄의 수도 비쉬켁에 있는 전문 기술대학으로 파견되었습니다.
국내 교육에서는 유치원, 초등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파견을 준비하였지만 예상과는 달리 저희가 파견된 기관은 전문 기술대학이었습니다.
준비했던 내용과는 다르게 전문교육을 현지어로 진행해야 해서 저희 키썸팀은 파견 초기 힘든 점들이 많았습니다.
꼭 키르기즈스탄이 아니더라도 다음 기수 중기 단원들이 고등교육기관에 파견되었을 때 조금 더 원활하게 봉사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저희 키썸의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파견초기 신뢰 쌓기
저희는 현지 적응교육을 마친 후 9월에 학교로 파견되었습니다. 저희가 파견된 기관은 94번 전문대학교입니다.
이곳 94번 학교는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진학하며 미용과, 의상디자인과, 전기 전자과가 있습니다.
1년제 학교이고 졸업 후 바로 사회에 진출하기 때문에 대학교육 수준의 기초이론과 실습 위주의 수업들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 가전제품 수리 수업 -
- 미용수업 참관 -
첫 파견되어 마주친 가장 큰 문제는 언어가 되지 않는 저희에게 학교 측에서 수업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다행히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단원이 있어 업무협의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업무협의를 진행할 때에도 교장선생님과 다른 현지 선생님들은 언어가 되지 않는 저희가 전기, 전자 수업은 물론 다른 수업들
또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수업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인쇄, 복사와 손으로 쓴 문서를 워드로 옮기는 등의 잡일 만을 부탁하였습니다.
또한, 기술대학교이기 때문에 2차 교육때 주로 준비한, 언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예체능 수업은 진행하기 어려웠습니다.
저희는 우선 언어를 익히는 것은 물론 선생님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등교 시간부터 하교 시간까지 단원 모두가 기관에 상주하였습니다.
상주하며 인쇄와 복사, 워드를 이용한 문서작업 등의 잡일을 도왔고, 현지 선생님들의 수업에 참관하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보름 동안 선생님들의 기타 업무만을 도와왔고 저희는 물론 코디 선생님까지 수업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걱정에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2. 첫 수업
보름간 선생님들의 일을 돕고 수업에 참관하며 저희는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정규수업에 선생님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수업 또한, 개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전자과 정규수업 두 개의 반을 받았습니다.
키르기즈스탄은 한국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고 한국에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기 위해
또는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수요가 있어 방과 후 한국어 수업도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희 키썸팀에는 조리가 전공인 단원이 있어 저희 기관 옆 조리전문학교인 91번 학교에서 추가로 요리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기 전자 수업은 전공 단원 3명이 돌아가면서 진행을 하였고 러시아어과 단원이 항상 함께 들어가 설명과 질의응답을 도왔습니다.
방과 후 한국어 수업은 팀원 모두가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였습니다.
요리 수업은 조리학과 단원과 의사소통을 위해 러시아어과 단원이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들 사진이 붙어있는 게시판에 키썸팀 단원들의 사진을 게시해 주시는 현지 선생님 -
각 분야의 전공을 가지고 있어 수업에 대한 이론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리 현지어 대본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질문을 하였을 때 난감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여 러시아어과 단원이 함께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러시아어로 수업을 듣는 단원 -
9월의 전자 수업은 학생들이 저항, 콘덴서, 트랜지스터 등의 기초 전자 소자들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회로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 회로도 기호 수업을 하는 단원 -
10월에는 이를 응용하여 여러 가지 기능들을 구현해 보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빛의 양에 따라 전류를 차단하거나 흐르게 하는 센서를 이용해 가로등 만들어보기, 병렬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한 도난방지 장치 만들기,
반도체 원리를 이용한 홍수경보기 만들기 등의 다양한 수업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소자들을 이해하고 이를 구현하여 회로가 작동할 때 너무 좋아하였고 저희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가로등 만들기 수업을 하는 단원 -
한국어 수업은 세종한국어 책을 이용하여 진도를 나갔고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특히 K-POP등의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관련 사진이나 음악이 수업에 나오면 너무나도 좋아했습니다.
- 한국어 수업을 하는 단원들 -
요리수업은 재료손질 같은 기초 기술부터 한국음식을 직접 요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리학과 단원이 칼 쓰는법을 가르칠 때 현지 선생님께서 많은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한국음식 만들기 수업 중에는 잡채 만들기 수업이 있었습니다. 단 음식이 별로 없는 키르기즈스탄 사람들은 새로운 맛에 재밌어하였고,
키르에도 당면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고 하며 신기해했습니다.
- 기초칼질수업을 하는 단원 -
하지만 91번 조리 전문학교는 10월 중순에 파견이 종료되었습니다.
기존에 함께 일하던 현지 조리교사와 학교간의 계약이 끝났고, 재료에 들어가는 예산부족,
학생들이 졸업할 때에 받는 자격증을 저희 단원이 발급해 줄 수 없는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파견을 거절당했고, 조리과 단원은 이후 한국어 수업에 함께 하였습니다.
- 91번 조리학교 업무협의를 하는 단원과 현지 선생님 -
3. 선생님이 되다.
9월과 10월 약 두 달간 저희 키썸팀은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였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반응 또한 좋았습니다.
저희의 수업이 마음에 들었는지 현지 선생님께서는 11월에 전자과는 수업을 두 배로, 한국어 수업은 학생들이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매일 진행하기를 원하셨습니다.
또한, 현지 선생님들은 컴퓨터 사용에 미숙하였습니다. 이에 컴퓨터를 잘하는 저희 단원에게 현지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요청하셨습니다.
- 교장선생님과의 업무협의 -
10월까지는 수업을 단원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진행하였습니다.
수업을 돌아가면서 진행하니 개인시간표가 매주 달라졌고, 전 단원의 수업에 이어 다음수업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인수인계와 함께 수업준비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이에 저희는 늘어난 수업 시수에 맞춰 단원들 각자의 반을 정하고 수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 전자수업 준비를 하는 단원 -
두 배로 늘어난 전자수업은 전공단원 두 명이 진행하였습니다.
시수가 늘어난 만큼 더욱 다양한 주제를 진행하였습니다.
숫자를 나타내는 세그먼트를 이용한 자신의 생일 나타내보기,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회로 만들어보기 등 더욱 어려운 수업들을 진행하였습니다.
어려운 수업에도 학생들은 열심히 따라와 주었고 자신이 만든 기기가 작동할 때 정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세그먼트를 이용해 회로를 만들고 기뻐하는 학생들 -
키르에는 저희 키썸팀 이외에도 지방에 파견된 도담예바팀이 있습니다.
도담예바팀에는 마이스터고에서 납땜기술을 배운 단원이 있습니다.
11월에는 납땜에 능한 도담예바팀 단원을 초청하여 함께 납땜기술을 배우는 수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 납땜 수업을 하는 단원 -
한국어 수업은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단원이 문법 위주의 설명을 하는 수업을, 조리과 단원이 회화 위주의 재미있는 수업을 매일 진행하였습니다.
조리과 단원은 언어가 아직 미숙하여 설명할 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이를 재밌어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예문을 만들 때 지난 시간에 혹은 다른 단원 시간에 배운 표현들 섞어서 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러시아어과 단원의 수업에는 오롤벡이라는 친구가 수업이 많이 진행된 중간에 합류한 일이 있습니다.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간 상태여서 못 따라올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열심히 나왔고 보조교사와 함께 한글부터 차근차근 엄청 열심히 배우는것을 보고 단원들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 한국어 수업 중 -
기존에도 단원들은 수업 준비에 힘들어 했고 두배이상 많아진 수업 횟수는 큰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 반의 선생님으로서 각자 자신의 반, 자신의 학생들이 생겨 더욱 책임감이 강해졌고 항상 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 준비도 더욱 수월해 졌습니다.
- 전자A반 학생들과 함께한 수업 -
4. 다음 봉사단을 위해
국내 2차교육에서는 예체능과 어린이들을 위주로 한 교육을 주로 준비합니다.
대학 기관에 파견될 단원들이 있다면 조금 더 고등교육을 위한 준비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중기 단원들은 자신이 고등교육기관에 파견 된다면 예체능 분야 보다는 조금 더 현지 언어에 집중하고,
파견되는 기관의 전공분야에 대한 수업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예체능 위주의 교육이 많았던 국내교육 -
- 열심히 현지어 과외를 받는 단원들 -
이 정보들을 보고 다음 파견될 중기 봉사단 단원들이 조금 더 원활하게 봉사준비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저희 키썸팀의 6개월간의 생활을 정리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Спасиб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