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정보공시 ‘기대 반 우려 반’
대학의 사회봉사 현황이 정보공시 항목에 포함된지 6개월이 지나면서 대학 사회봉사 담당자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각 대학의 현황이 공개됨에 따라 대학 사회봉사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질적 성장보다 ‘보여주기식’의 양적 성장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지난해 8월부터 대학의 사회적 책무 등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봉사 역량을 공시항목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알리미를 통해 △사회봉사 관련규정 △전담부서 △사회봉사교과목 현황 △사회봉사교과목 외 프로그램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당장 정부재정지원사업의 평가지표로는 쓰이지 않지만, 대학별 사회봉사 관련 현황이 속속 공개되면서 대학들로서도 신경을 쓰게 된 것.
대학알리미를 통해 사회봉사 역량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대학 사회봉사 관계자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봉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봉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 김병주 사무국장은 “(정보공시에 포함된다는 것이) 다소 강제적인 성격을 띨 수는 있지만 사회봉사가 대학의 사명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표한다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보공시 이후 실제 대학 현장에서도 봉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숭실대 봉사지원센터 이기문 팀장은 “사회봉사역량이 공시에 올라가다 보니 학교가 평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윗선에서 관심을 갖는다”며 “위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봉사가 더 활성화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사회봉사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있는 반면 봉사까지 대학 간 경쟁 체제로 흘러가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쟁 구도로 가다보면 질적인 부분보다 양적 팽창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정보공시에는 봉사활동 현황, 참여인원 등 정량 평가만 가능하도록 공시되고 있어 정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릉원주대 사회봉사센터 최길순 팀장은 “정보공시엔 질적인 부분이 포함이 안 되기 때문에 대학들은 양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며 “봉사를 정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국장은 “양적으로 평가될 경우 봉사활동을 오랫동안 운영해 온 대학들이 부각되기 때문에 자칫 늦게 시작했지만 열심히 하려는 대학이나 다양하고 색다른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대학들이 가볍게 다뤄질 수 있다”며 “형식적인 정량지표 평가가 아니라 발전적으로 사회봉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컨설팅 차원에서 정성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학들의 사회봉사역량이 정확하게 공시될 수 있도록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교과부에 정작 사회봉사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과부 자체적으로 담당부서가 없다보니 현실적으로 대학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들이 공시가 되다보니 봉사 관련 센터는 만들지만 현실을 보면 전담 직원도 없고, 겸직하는 경우도 많아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학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창의인성교육과 한성일 사무관은 “사회봉사는 강요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대학에 맡기고 있다”며 “다만 대학들이 잘 운영하길 바라는 측면에서 향후 전국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학신문_송아영기자(2012.01.31 09: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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